안녕하십니까. 세월호 가족 대책위 위원장 김병권입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09일째 되는 날입니다. 우리 가족들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수사권과 기소권이 포함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곡기를 끊은 지는 20일이 되는 날입니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에서는 세월호 국정조사도 제대로 열리지 않고 특별법 제정을 위한 논의도 진전이 없습니다. 그렇지만 저희 가족들은 국민 여러분들과 함께 힘을 내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습니다.
지난 주 저는 이 자리에서 국민 여러분들께 광화문에서 우리 가족들과 함께 여름 휴가를 보내며 우리의 가족이 되어주실 것을 요청 드렸습니다. 찌는 듯이 더운 날씨이지만 수많은 시민 여러분들이 광화문 단식장을 방문해주셨습니다. 엄마아빠 손을 잡고 오는 아이들, 멀리 지역에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찾아오시는 분들, 릴레이 일일 단식단으로 함께 해주시는 분들로 광화문은 매일같이 북적입니다. 이곳은 어느새 따뜻한 연대의 마음을 나누는 공간이 되었습니다. 여러분들이 있어 우리 가족들은 외롭지 않습니다. 안전사회 건설을 위해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힘은 우리들로부터 나온다는걸 여기 모인 여러분들께서 몸소 보여주고 계십니다. 비록 우리 한 명의 힘은 작을지 몰라도 우리가 함께 하면 새로운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여러분들께서 보여주고 계십니다.
다음 주에도 광화문 국민 휴가는 계속됩니다. 우리 모두의 멋진 휴가를 위해 한여름 밤의 콘서트와 영화제도 준비하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도 마련했습니다. 아는 사람이 없어서, 혼자 오면 어색할까봐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여러분들이 옆에 계셔주는 것만으로 우리 가족들은 힘이 되니까요. 다음 주 토요일인 9일에도 이 자리에 모여 주십시오. 휴일인 8월 15일에는 지방 곳곳에서 저희 세월호 가족들을 응원하러 많은 분들이 올라오시기로 했습니다. 15일에도 모두 광화문 광장으로 모여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우리가 모이면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다는 것을, 저들이 하지 못한 안전사회 건설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우리의 힘으로 이뤄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줍시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