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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급기자회견]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 책임 촉구 및 경찰 규탄 긴급 기자회견

세월호 특별법 대통령 책임 촉구 및 경찰 규탄
세월호 가족 대책위 & 국민대책회의 긴급 기자회견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 제정, 대통령이 책임져라!”

일시·장소 : 8/13(수) 오후 4시, 청운동 동사무소 앞

세월호 참사 가족 대책위와 국민대책회의는 8/13(수) 오후 4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오전 11시 기자회견 직후 세월호 유가족들의 면담 요구를 폭력으로 응답한 경찰을 규탄하고 ‘제대로 된 세월호 특별법’의 제정을 대통령에게 결단할 것을 촉구하는 긴급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경과 정리

2014.8.13.

- 오전 11시 반,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 청와대가 책임져라>에 유가족 여러 명 참석하여 발언.

- 오전 12시경 기자회견이 끝난 후 가족들이 청와대를 코앞에 두고 이대로는 못 가겠다고 청와대 방향으로 걸어가자, 경찰이 길을 막으며 해산 경고방송 시작. 가족들은 길을 열 때까지 자리를 뜨지 않겠다며 길에 앉음. 가족들 뒤로 시민들이 함께 자리에 앉음.

- 12:30 경, 경찰이 뒤쪽에 있는 시민들 한 명씩 사지를 들어 나감. 그 과정에서 시민 한 명이실신하기도 했음.

- 13:00 경, 자리에 앉아있는 가족들까지 한 명씩 끌어내기 시작. 경찰은 성호 아빠(최경덕)를 먼저 끌어내려고 시도. 항의하며 버티자 두 다리를 먼저 들어 끌어내려고 시도. 주위 가족들의 도움으로 성호 아빠 연행 시도 중단되었음. 성호 아빠는 실신한 듯 매우 힘겨운 모습을 보였음.

- 잠시 후 경찰이 다시 성호 아빠의 두 다리를 들어 끌어내기 시작. 주위의 다른 가족들도 끌어내기 시작함. 길에 앉아있던 가족들이 모두 경찰에 의해 폭력적으로 끌려나옴.

* 이 과정에서 예지 엄마(엄지영)를 여경이 끌어내려고 시도하자, 예지 엄마는 자신의 가방 끈으로 목을 감고 ‘다가오지 말라, 끌어내지 말라’고 항의하며 울부짖음. 그러나 여경이 이를 무시한 채 가방 끈을 쥔 예지 엄마의 양 팔과 양 다리를 들고 5미터 가량 이동. 옆에 있던 시민이 이 상황을 알리며 항의했으나 내려놓지 않음. 예지 엄마가 땅에 내려졌을 때쯤 의식을 잃은 것으로 보였음. 잠시 후 예지 엄마는 의식을 찾았고 호흡곤란, 구역감 등의 증세를 보임. 구급차를 요구했으나 계속 방치되다가 강북삼성병원으로 이동. 목의 심한 통증을 호소하고 있음.

- 13:30경, 인도에 앉아있는 가족들을 모두 경찰이 둘러싸 고착 상태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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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자회견문>

대통령님 코앞에서 우리 가족은 공권력의 폭행을 당했습니다.

아픕니다. 목에 졸린 상처보다 마음이 더 아픕니다. 사지가 들려 내동댕이쳐진 수모보다 심장이 더 아픕니다. 우리 아이들도 이렇게 막막한 심정으로 죽었구나 생각하니 지금 그냥 죽었으면 좋겠습니다.

여기는 대통령님이 계시는 청와대 앞입니다. 청운동 사무소에서 기자회견을 마친 시민들과 함께 있습니다. 저희는 우리 아이들의 죽음을, 가족과의 이별을 아직도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에 왔습니다. 이 모든 비극의 최종 책임자라고 말씀하신 대통령님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만나주지 않으시면 여기 그냥 주저앉아서 대통령님이 우리 아픈 마음을 아시도록 소리라도 지르고 싶었습니다.

보고 싶고 만지고 싶고 딱 한번 안아주고 싶습니다. 공부하라고 잔소리 했던 시간에 사랑한다고 말하지 못해서, 스마트폰 좀 그만하라고 용돈도 끊어버렸던 것도 미안해서, 아직도 아이들을 제대로 보내지 못하겠습니다. 어쩌면 그토록 미워도 예뻐도 사랑스럽기만 했던지 그 녀석들이 또 보고 싶습니다. 다시는 자식도 못 지켜주는 못난 부모한테 태어나지 말라고 하루에도 수 십 번 빌고 빕니다.

대통령님의 가족이었으면 이렇게 되었을까, 선박 회사를 가진 사장님의 아들딸이었어도 그렇게 사라졌을까, 우리가 죄인이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단 하나 아이들이 죽은 이유를 밝히고 싶은 것입니다. 그래야 죽어서 볼 때 덜 미안하고 부끄럼 없이 안아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러나 철썩 같은 약속을 저버리는 대통령님, 어떻게든 대통령과 청와대만 지키려는 여당, 유족 무시하고 야합하는 야당, 죽었다는 유병언 잡고 사건 끝난 것처럼 떠드는 검찰… 급기야 경찰은 국회로 들어가려는 유가족과 오늘 청와대 앞에 앉아 있던 유가족에게 무지막지한 폭력을 휘둘렀습니다.

오전 청운동 동사무소 앞 기자회견이 끝나고 청와대를 코 앞에 두고 이대로는 못 가겠다고,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앉았습니다. 경찰은 뒤쪽에 있는 시민들부터 사지를 들어 끌어내 양쪽 인도로 내동댕이치더니 급기야 우리 가족들 사지를 들었습니다. 가족 한 분은 여기서 죽겠다고 가방 끈을 목에 감았습니다. 요즘 청소년들이 다 바르는 립스틱 한 번 안 바르던 모범생 예지 엄마였습니다. 그렇게 가려면 해보고 싶은 거 해 보고나 가지, 코가 낮은 예지에게 성형 수술 시켜주겠다며 모았던 적금은 이제 무엇에 써야할지 모르겠다던 예지 엄마는 여경들에게 목이 졸린 채 끌려 나왔습니다.

성호가 보고 싶어서 성호 옷과 양말을 입고, 신고 다니던 성호 아빠도 실신해 구급차에 실려 갔습니다. 그렇게 가족들이 절규하면서 끌려 나왔습니다.

그렇게 우리는 대통령님 바로 앞에서 이렇게 좌절하고 있습니다. 자식이 죽은 이유를 밝혀주실 분은 대통령님입니다. 제발 우리를 돌아봐 주십시오. 낮은 이들과 함께 하시는 교황님이 한국을 방문하는 내일, 우리는 대통령님의 결단을 기다립니다. 대통령님이 제발 우리 가족의 눈물을 닦아주시길 기다립니다. 경찰의 폭력이 아니라 진실 규명으로, 제대로 된 특별법을 만들라고 책임져주는 대통령님을 기다립니다.

그리고 공권력이 더 이상 유가족과 시민들에게 폭력을 휘두르지 않도록 책임자를 처벌해 주십시오. 다친 몸보다 다친 마음이, 더 이상 믿고 의지할 국가가 없다는 것을 매일 하나씩 깨닫게 합니다. 안전하고 믿을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일이 어렵지 않다는 것을 알려주십시오.

2014. 8.13.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