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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대책위 기자회견] 청와대 앞 농성 5일차 입장발표 기자회견

세월호 가족대책위 농성 5일차 입장발표 기자회견

일시 및 장소 : 2014년 8월 26일(화), 오후 3시, 청운동 사무소 앞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김영오씨를 살려내기 위한 세월호 특별법 제정 결단과 가족대책위 면담을 요구하며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지난 8/22(금) 저녁부터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오늘(8/26) 오후 3시, 청운동 사무소 앞에서 농성 5일차 면담 촉구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이번 기자회견에서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5일째 농성을 이어가고 있는 가족들의 심경과 일반인 대책위 재협상안 수용에 대한 입장, 어제 있었던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만남에 대한 입장, 김영오 아버님에 대한 거짓 왜곡 명예훼손에 대한 의견 등을 발표하고 가족들을 지지해주고 있는 전국의 국민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드렸습니다. 또한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면담을 촉구했습니다.


청운동 사무소 앞 농성 5일째 입장표명 기자회견문 내용 요약

1. 농성 5일차 심경

2. 일반인 대책위 재협상안 수용에 대한 입장

3. 새누리당 이완구 원내대표 만남에 대한 입장

4. 김영오 아버님에 대한 거짓 왜곡 명예훼손에 대한 의견

5. 국민들께 드리는 감사의 글
- 서울대 / 경희대에서 행진하고 청와대까지 와 주신 많은 분들
- 500여분이 넘는 사제단과 수녀님들 단식
- 여전히 광화문 광장을 가득 메워주시는 시민들
- 그리고, 전국 30개 곳에서 단식 농성을 진행하시는 분들 모두 너무 너무 감사드린다.

6. 박근혜 대통령에게 다시 한 번 면담 촉구


<기자회견문>

5일이 5시간과 같았습니다

5일이 지났습니다. 청운동 앞 기온은 오늘도 뜨겁습니다. 우리 가족들은 이곳에서 5일을 지냈지만 5시간밖에 지나지 않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4월 16일 이후 우리에게 시간은 제대로 흘러 본적이 없습니다. 어제 서울대와 경희대 학생들과 교수님들이 우리를 만나러 이곳에 오셨습니다. 타인의 고통을 나의 아픔으로 여겨주는 그 발걸음이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우리는 하루 하루 배우고 있습니다. 그러나 시민들을 통제하는 경찰들의 폭력 역시 다름없이 눈앞에 펼쳐집니다. 차벽을 세우고 지나는 시민들을 불심검문하고 기어코 그들과 우리가 만나지 못하도록 경찰 방패를 앞세웠습니다. 단식농성으로 광화문에 모이신 천주교 신부님, 수녀님들도 덮개 하나 제대로 덮지 못하고 노숙하셨습니다. 국민의 선의를 막는 공권력은 우리가 또한 매일 알게 되는 국가의 모습입니다. 정의를 향한 국민의 아픔과 함께하지 못하는 국가는 그 자체로 불의함입니다.

1. 어제 일반인 대책위원회가 입장을 발표했습니다. 우선 유가족들 사이의 불화를 조장하는 누군가 있다면 책임을 묻겠습니다. 새누리당이 가족들을 1대 1로 만나겠다고 했던 발표대로 가족들을 따로 만나고 이러한 사태를 만들었다면 그 책임으로부터 자유롭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을 밝히는 데는 아무런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엉뚱한 것에 바쁜 정치권이 있다면 즉각 사죄하십시오. 그리고 우리는 일반인 대책위의 유가족들도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법 제정에 우리와 뜻을 같이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다만 정치권과 청와대가 제대로 대책을 마련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소간 입장차이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제대로 된 특별법을 조속히 제정해야합니다. 사랑하는 가족을 잃은 마음들을 정쟁과 책임회피로 찢어놓는 이들에게 경고합니다. 즉각 제대로 된 특별법을 제정해서 아픈 마음들을 위로해야 합니다.

2. 그리고 어제 우리 가족들은 이완구 원내대표를 만났습니다. 마음을 열고 가족들에게 다가와 준 태도에 감사를 표합니다. 새누리당이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감할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되었기를 바랍니다. 이완구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세월호 사고의 진상을 철저히 규명하고, 다시는 이 땅에 불행한 참사가 되풀이되지 않게 하겠다는 다짐에 추호의 흔들림이 없다. 유가족과 국민들이 모두 받아들일 수 있는 대책과 법안을 마련하기 위해 누구보다 더 고심하고, 또 노력하고 있다는 말씀을 거듭 드린다.”라고 얘기해주셨습니다. 믿고 싶습니다. 가족들이 새누리당에 대해 가질 수밖에 없는 불신을 푸는 것은 새누리당의 몫일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 초기부터 국정조사 과정, 최근 단식 등에 이르기까지 새누리당 정치인들이 막말을 쏟아낼 때 새누리당은 전혀 제지하거나 일침을 가하지 않습니다. 가족들이 원하는 특별법안을 청원했을 때에도 내내 무시하다가 뒤늦게야 쏟아내는 말은 형사사법체계 운운 하는 말 뿐이었습니다. 새누리당이 가족의 의견을 충분히 들을 능력이 있는지 믿기 어려운 것이 당연합니다. 우리는 내일 다시 새누리당 원내지도부와 만나 대화의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우리는 내일 만남이 조금이라도 더 진전된 소통이 이루어지는 시간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새누리당은 마지막까지 유가족의 신뢰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 해주시기 바랍니다.

3. 김영오씨에 대한 비방과 악의에 찬 선동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사랑하는 딸의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 목숨 건 단식을 이어가는 아버지에 대한 명예훼손은 누구에 의해 조장되고 있습니까? 급기야 김영오씨는 유민이와 둘째딸 유나와 나누었던 카톡 내용까지 공개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사랑하는 자식과의 추억마저 공개하면서 그 사랑을 증명해야하는 우리 사회는 너무 야만적입니다. 아직도 음식을 거부하면서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는 그 마음에 꽂힌 비수는 참혹합니다. 사랑하는 아버지를 향한 비난으로 인해 유나는 얼마나 가슴이 아플지 왜 짐작하지 못합니까? 우리 가족들은 김영오씨에 대한 명예훼손과 모욕에 대해 단호히 대응할 것입니다. 폭력을 휘두르는 사람에 대해 참지 않고 지켜주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합니다. 국민 여러분들도 함께 김영오씨와 김영오씨의 가족을 지켜 주십시오.

4. 연일 광화문을 채우는 사람들, 경찰에 막히지만 청와대 근처까지 끝없이 찾아오는 시민들, 500명 넘는 사제단과 수녀님들의 단식, 전국 30여개 곳에서 단식 농성과 자기가 사는 곳에서 단식을 결심해주시는 국민들 너무 감사합니다. 더운 날 한숨 돌리라고 식사를 준비하고 음료를 보내주는 여러분들, 모포를 사오시고 핫팩을 보내주는 그 마음으로 우리가 버티고 있습니다. 국민 여러분이 뒤에 계시기에 우리는 5일이 아니라 50일, 아니 500일, 아니 5000일도 싸울 수 있습니다. 우리는 다시는 세월호 참사와 같은 비극으로 가족을 잃는 일 없도록 앞장 서 싸우겠습니다. 안전한 나라를 만드는 일에 국민 여러분과 함께 싸우겠습니다.

그렇기에 박근혜 대통령이 여기서 우리를 보셔야할 이유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제대로 된 특별법 제정의 약속을 가지고 바로 와 주십시오. 기다리겠습니다. 언제까지라도 기다리겠습니다. 국민과 함께 기다리겠습니다.

2014년 8월 26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