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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대책위 기자회견] 청와대 앞 농성 14일차 입장 발표 및 추석 일정

세월호 가족대책위 농성 14일차 입장 발표 기자회견
세월호 참사 142일, 국회 본청 앞 농성 55일, 광화문 광장 농성 53일

2014년 9월 4일(수) 오후 2시, 청운동사무소 앞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명복을 빌며 단원고등학교 학생 조은화, 허다윤, 황지현, 남현철, 박영인, 단원고등학교 양승진, 고창석 선생님, 그리고 일반인 승객인 권재근, 권혁규, 이영숙님이 하루 빨리 가족들의 품에 돌아올 수 있기를 기원합니다.

오늘(9/4)은 세월호 참사가 일어난 지 142일, 국회 본청 앞 농성 55일, 광화문 광장 농성 53일, 그리고 청운동 사무소 앞 농성 14일째 되는 날입니다. 세월호 가족대책위는 지난 8/22(금) 저녁부터 박근혜 대통령의 특별법 제정 결단과 지난 45일 동안 단식을 지속한 김영오 님의 간곡한 요청이기도 한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 앞에서 농성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가족대책위는 오늘(9/4) 오후 2시, 청운동사무소 앞에서 농성 14일차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개최했습니다.


<기자회견문>

응답 없는 청와대를 코앞에 두고 대답을 기다린 시간이 벌써 2주입니다. 그 사이에 학교들이 개학을 해서 교복을 입은 학생들이 청운동사무소 앞을 지나갑니다. 다시 볼 수 없는 우리 아이들이 생각나서 울다가, 우리가 이렇게 특별법을 만들려는 이유가 저 아이들이라는 생각에 다시 힘을 내는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이곳에 있는 시간이 길어질수록 도대체 이 국가가 지키려고 하는 것이 무엇인지 의문이 늘어갑니다.

진실과 안전을 뒤로 제쳐놓고 이뤄야 할 것이 있습니까? 누구의 살림살이를 걱정하는 것인지 알 길이 없는 ‘민생’이 그것입니까? 그러면서 고작 국회를 열어 처리한 것이 송광호 의원의 체포동의안 부결이라니 기가 막힐 따름입니다. 심지어 그의 혐의는 안전을 위해 더욱 유념해야 할 철도의 부품 비리였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저당 잡아 이득을 취하는 자들이 감히 ‘민생’을 말한다면 누가 믿겠습니까? “가난해도 행복했는데 아이를 잃고 가난만 남았다.” 이런 우리 가족들이 남은 가난보다 만들어야 할 진실과 안전을 향해 행진하는 이유를 생각해보십시오. 우리의 살림살이에서 민생과 안전은 구분될 수도 없습니다. 특별법 논의를 유보시키려는 주장이 결국 노리는 것은 모두 잊게 만들겠다는 것일 뿐입니다.

여기 온 이후로 새누리당과 세 차례의 면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앵무새 같이 안 된다는 말만 반복하며 대화를 무의미하게 만들었습니다. 그동안 쌓인 분노를 다스리며 기꺼이 대화에 나서려고 했던 가족들을 우롱한 것에 다름 아닙니다. 심지어 국회의장이 추석 전 통과를 제안하는데 배짱을 부리며 튕기기도 했습니다. 입법부의 수장인 국회의장의 제안을 거부하는 것은 청와대로 확실히 공을 넘기겠다는 의미로 읽을 수밖에 없습니다. 기어이 새누리당은 청와대의 방패가 되어 우리의 길을 막겠다는 뜻입니까. 청와대에 서명을 전달하려고 삼보일배를 하는 우리를 가로막은 경찰과 하나도 다르지 않습니다. 경찰은 우리의 몸을 막고 새누리당은 우리의 뜻을 막으며 청와대를 지키려나 봅니다. 그럴수록 청와대 안에는 진실과 안전이 없다는 것이 분명해질 뿐임을 똑똑히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럴수록 진실과 안전을 원하는 국민들이 청와대 밖으로 모여들어 책임을 물을 것임을 알아야 합니다.

여전히 우리 곁에는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아야 한다며 함께 하는 많은 분들이 계십니다. 광화문에서 단식을 하는 분들, 행진을 하는 분들, 모두에게 감사를 전합니다. 청와대 게시판에 세월호 관련 글을 올렸다는 이유로 구속영장이 청구됐던 교사의 영장이 기각됐다는 소식도 참 반갑습니다. 우리는 추석 연휴 기간에도 농성장을 지킬 수밖에 없지만 우리를 걱정해주시는 많은 분들이 한가위에 가족의 소중함을 되새기는 따뜻한 시간 보내시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그리고 혹시나 그 마음이 세월호 가족들에게까지 닿는다면, 연휴 기간 광화문광장에서 우리 가족들과 함께 한가위를 보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진실과 안전은 청와대의 차가운 침묵의 벽이 아니라, 따뜻하게 손 맞잡은 광장에 있을 것임을 기억해주십시오.

2014년 9월 4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 대책위원회


<추석 연휴 기간 가족대책위원회 일정>

가족과 국민이 함께 보내는 한가위

* 6일~10일 연휴기간 광화문광장에서 가족과 국민이 함께 진상규명과 특별법 제정을 위한 퀴즈대회, 특별법 윷놀이, 촛불문화제 등을 진행합니다. 매일 저녁 이은미, 강산에, 강허달림, 메아리 등 음악인들의 공연과 무세중, 기국서, 유진규 등 연극인들의 공연이 함께합니다.
* 추석 당일인 8일, 가족들은 안산 합동분향소에서 일정을 가진 후 오후부터 광화문광장에서 국민들과 함께 한가위를 보냅니다.

6일(토)
저녁 7시 가수 강허달림 공연 및 연극공연과 시민발언대

7일(일)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저녁 7시 연극 공연 및 시민발언대 등

8일(월)
오전 9시 안산합동분향소, 가족 합동 기림상
* 아이들이 좋아했던 음식을 한 가지씩 상에 올려 함께 기린다.
* 4월 16일부터 지금까지의 가족들의 시간을 담은 10분짜리 영상을 함께 본다.
(이후 팽목항 방문단 출발 예정)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오후 4시 국민 한가위 상, 추석명절 가족과 함께 음식나누기
오후 6시 진실의 배 띄우기 (풍선)
저녁 7시 가수 이은미 공연 및 연극 공연

9일(화)
오후 2시 특별법 퀴즈대회, 윷놀이
저녁 7시 서울대 메아리 노래패 공연 및 연극공연과 시민발언대

10일(수)
저녁 7시 가수 강산에 공연과 연극 공연 및 시민발언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