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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27국민대회] 가족대책위 전명선 위원장 발언

안녕하십니까? 찬호 아빠 전명선입니다.

시간은 정말 빠른 것 같습니다. 오늘은 세월호 참사 후 165일이 되는 날입니다. 국회본청 앞 농성이 77일, 광화문 농성이 75일, 청와대 앞 농성이 36일 되는 날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아직도 진도에는 돌아오지 못한 10분의 실종자가 있고, 저희가 느끼는 시간도 4월 16일에 멈추어져 있습니다.

최근 저희 가족대책위를 둘러싸고 불미스런 일이 있었습니다. 여의도에서 식사를 마친 저희 가족들이 대리운전기사를 폭행하고 주위의 일반인들과 싸움을 하였다는 것입니다. 우선 이 일로 많은 심려를 끼쳐 드린 점에 대해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리고 이 일로 다치시기거나 손해를 보신 많은 분들이 빠른 시간 내에 회복되고 치유되기를 기원합니다.

이 사건을 계기로 저희 가족대책위는 혹시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닌가 하는 깊은 반성을 하였습니다. 초심을 잃지 않기 위해 경계하고 이 사건을 전화위복의 계기로 삼기 위해 기존의 임원진들이 스스로 사퇴하는 방안을 선택했습니다. 그리고 지난 주 다시 새로운 집행부가 선출되었습니다. 새로운 집행부는 가족대책위가 가졌던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 건설이라는 초심을 잃지 않고 이를 이루기 위해 심기일전하여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기 계신 시민분들께서도 저희 가족들의 이런 각오를 예쁘게 봐주시고, 다시 한 번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그리고 안전한 사회 건설’에 힘을 모아 주셨으면 합니다.

어제부터 특별법에 대한 협상이 다시 재개되었습니다. 저희는 진상조사위원회 내에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방안 혹은 그에 버금가는 안을 정치권이 고민하여 줄 것을 지속적으로 요구하여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독립적이며 진상규명에 강한 의지를 가진 사람이 수사권과 기소권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하고, 충분한 수사기간을 보장해주어야 하며, 조사, 수사 그리고 기소가 유기적으로 이루어져야 제대로 된 진상규명이 가능합니다. 저희 가족법안은 이런 원칙에 충실한 법안입니다. 다시 협상에 임하는 여야는 당리당략을 따지지 마시고 이런 원칙들에 부합하는 안이 무엇인지를 고민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불과 5개월여 전에 사랑하는 가족을 잃는 유가족이, 그리고 이렇게 많은 시민이 각자의 아픔을 살피지도 못하고 이렇게 주말에 거리에 나와 있어야 하는 모습이 현재 우리나라의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것 같습니다. 다시는 이렇게 고생할 필요 없는 나라를 만들었으면 합니다.

저희의 지금 이 고생은 전혀 헛되지 않으리라는 믿음을 갖고 모두 함께 조금만 더 고생합시다.

2014. 9.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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