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월 23일 저녁 7시반, 정동에 위치한 프란치스코 회관에 지난 4월 16일 이후 세월호 참사를 추모하며 거리로 나왔던 시민들이 모였습니다. 함께 세월호 집회시위 탄압에 맞선 공동행동의 길을 찾기 위해 마련된 자리였고 단원고 학생 또래의 자녀를 두신 분, 사업을 하시던 분, 대학생, 프리랜서 등 다양한 분들이 ‘애도’라는 단 하나의 공통분모를 가지고 모였습니다.
워크샵에는 30명이 넘는 분들이 참가하셨고, 대다수의 참가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추모하는 집회에 나왔다는 이유로 경찰 조사를 받으셨거나, 재판을 받고 계셨고, 이미 1심이 끝나서 선고를 받은 분들도 계셨습니다.
모둠으로 둘러앉아 각자 어떤 이유로 세월호 집회에 참여했는지 이야기를 나누었습니다. 경찰조사에서는 집회참가자들의 이야기에 귀를 막고 ‘불법’과 ‘유죄’라는 단어만 반복해서 말할 뿐이어서 할 수 없던 이야기들이었습니다. 세월호참사의 진상규명과 책임자처벌을 위해, 세월호와 같은 참사가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가만히 있을 수 없어서, 슬픔을 참을 수 없어서 집회에 참여했을 뿐인데 집으로 날아오는 경찰의 소환장과 검찰의 공소장에 당황했던 기억들도 나누었습니다.
각자의 사연들을 이야기하는 시간 후에는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의 박주민변호사님이 꼭 필요하지만 잘 몰랐던, 경찰/검찰조사와 재판과정에서 알아두어야 할 것들을 알려주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공권력감시대응팀 활동가 랑희님이 두려움을 긍지로 만드는 공동행동을 만들자는 제안으로 워크샵은 마무리되었습니다.
세월호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을 추모하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경찰조사를 받거나, 재판을 받고 있는 분들이 공동대응 팀에서 파악하고 있는 분들만도 150명이 넘습니다. 경찰조사나 재판의 경험이 없으신 분들이 대다수이고, 이와 관련해서 불안감을 느끼는 분들도 계셨습니다.
“두려움을 긍지로”
세월호 집회시위 탄압에 맞서는 공동대응은 1월 23일 첫 번째 워크샵으로 끝나지 않습니다. 세월호희생자들을 추모하는 마음으로 집회에 함께했던 분들에게 ‘불법’이라고 딱지붙이며 소환장을 남발하고 기소하는 것은 애도했던 마음을 위축시키고자 하는, 그래서 집회참여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다시 집회에 나오지 못하도록 하려는 의도가 있습니다.
두 번째 워크샵에서는, 현재 이런 경찰의 소환장을 받거나 재판에 들어간 분들을 위해 경찰조사와 재판에 필요한 교육을 진행하고 집회/사건/사안별로 팀을 만들어 지원변호사들과 인사를 나눌 수 있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그리고 워크샵 이후에도 서로의 재판과 법률대응에 도움이 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는 시간이 있을 예정입니다. 지난 첫 번째 워크샵에서 충분히 나누지 못한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런 모임이 법적대응과 관련된 한번의 교육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추모를 ‘불법’으로 만드는 경찰과 검찰의 이러한 탄압에 함께 맞서고 ‘애도는 죄가 아니다.’라고 이야기하는 모임이 되어야 합니다. 경찰과 검찰의 탄압에 맞서, 세월호희생자들을 추모했던 우리의 마음을 불안함이 아닌 자긍심으로 바꿀 수 있는 지속적인 행동들을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애도는 죄가 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