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법 제정을 위한 전국 순회 세월호 가족버스
7월 2일부터 12일까지 세월호 가족분들께서 여러분을 만나러 갑니다. 세월호 가족들은 전국 순회버스를 통해 철저한 진상규명과 안전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는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해야 함을 국민들에게 호소하고, 전국 곳곳에서 특별법 제정을 위한 천만서명운동을 진행하며, 각지에 계신 분들과 이야기 나누는 시간을 가질 예정입니다. 더불어 서울의 가족들은 국회로 가서 국회의원들에게 특별법 제정 약속 서명을 받는 활동을 시작하셨습니다.
세월호 참사 후 78일, 가족들은 세월호 참사의 기억을 개인의 것이 아닌 사회적인 것으로 만들기 위한 발걸음을 시작하셨습니다. 전국 곳곳에 계신 분들, 웹자보의 일정을 참고하셔서 부디 반갑게 따뜻하게 맞아주세요.
전국순회 일정
- 서부권 : 팽목항 여수 순천(2~3일), 광주(4~5일), 전주(6~7일), 대전·세종(8일), 천안(9일), 수원(10일), 인천(11일), 부천·서울(12일)
- 동부권 : 창원·김해(2~3일), 부산(4~5일), 울산(6~7일), 포항(8일), 대구(9일), 청주(10일), 원주(11일), 의정부·서울(12일)
- 제주·속초(5일)
상세 일정 보기 >> 20140702_세월호 가족버스_세부일정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서명 진행 및
세월호 가족 전국 순회버스 발대식 기자회견
일시&장소: 7/2(수) 오전 11시, 국회 정문 앞 / 팽목항 / 경남도청 앞(창원)
철저한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해
국회는 책임을 다하라
- 성실한 국정조사와 특별법 제정을 촉구한다
한 달여 전, 우리는 이 자리에 있었습니다.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을 증인으로 채택해야 한다는 상식을 국회가 인정하는 데에 3일의 시간이 걸렸습니다. 기관보고 일정을 정하는 데에는 3주 가까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렇게 정한 기관보고 일정과 장소는 결국 여당의 고집으로 무시되었습니다. 그렇게 정한 국정조사에서 국회의원들은 졸거나 저 하고 싶은 말만 하거나 엉뚱한 소리를 하거나 심지어 방청하는 가족들을 모욕하기도 했습니다. 이러자고 한 달 전 국회에 왔던 것이 아닙니다.
세월호 참사가 도대체 어떻게 시작됐으며 왜 이런 결과에까지 이르게 됐는지 우리는 묻고 또 물을 수밖에 없습니다. 왜 정부는 컨트롤타워의 역할을 하지 않았는가. 왜 해경을 비롯한 구조 인력들은 아이들을 구조하지 않았는가. 가슴에 구멍을 뚫었던 전원 구조 오보는 어떻게 만들어졌나.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할 수 있었던 규제와 안전 점검이 어떻게 한결같이 완화되거나 무시되었나. 이 모든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면, 수학여행을 보내며 평범한 작별 인사를 했던 우리들이 잘못이었단 말인가.
밥을 먹다가도, 현관문을 열다가도, 빨래를 널다가도, 마주해야 하는 아이의 빈자리에 물음표가 가득 차올라 다른 기억들을 떠올릴 수가 없습니다. 진상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는 우리의 외침은 잃어버린 시간을 돌려달라는 절규입니다. 누구도 우리와 같은 고통에 빠지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한 기도입니다. 침몰 사고 당일부터 지금까지 우리를 위로하고 응원하며 함께 했던 모든 국민들도 진상 규명을 원하고 있습니다. 다시는 이와 같은 일이 생겨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마지막 하나의 물음표까지 버리지 않고 진실을 밝히는 길을 갈 것입니다.
우리는 국회의원들에게 진실을 밝히는 길에 동참할 것을 호소하기 위해 이 자리에 다시 섰습니다. 국민의 이름으로 진상 규명과 안전 사회 건설을 위한 책임을 다하라고 호통을 치기 위해 왔습니다. 국회는 두 가지 약속을 해야 합니다. 첫째, 성실하게 국정조사에 임할 것. 국정조사는 참사에 관련된 기관과 책임자들이 어떤 잘못을 했는지 밝히는 준엄한 자리가 되어야 합니다. 빤한 질문과 빤한 대답으로 일관하는 자리가 되어서는 안 됩니다. 더욱 큰 책임감으로 국정조사에 임해야 할 것입니다. 둘째, 4.16 특별법 제정에 나설 것. 국정조사 특위의 몇몇 국회의원들만이 아니라 국회의원 모두가 철저한 진상규명에 힘을 모아야 합니다. 자료 제출을 거부하며 버티는 청와대 앞에서 무력한 국정조사로는 부족합니다. 가족과 국민이 참여하는 조사, 권력으로부터 독립적인 기구의 설치로 성역 없는 조사가 충분히 이루어져야 합니다. 그리고 특별법을 제정해 세월호 참사 이후 안전사회로 나아가기 위해 무엇이 어떻게 달라져야 할지 밝혀야 합니다.
우리는 앉아서 기다리기만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가만히 있으라는 말을 듣고 우리 곁을 떠나야 했던 아이들의 목소리가 되어 국민들을 만나러 갈 것입니다. 오늘 진도에서, 창원에서 전국을 순회하는 세월호 가족버스가 출발합니다. 천 개의 바람이 된 세월호 희생자들을 기억하는 천만인의 서명을 받을 것입니다. 우리 가족들은 가만히 있지 않을 것입니다. 진실을 향해 아무 것도 묻지 않는다면 아무 것도 달라질 수 없습니다. 아무 것도 달라지지 않는다면 우리는 참사를 벗어날 수 없습니다. 우리의 발걸음은 무겁고 힘겹지만, 멈출 수는 없습니다.
2014년 7월 2일
세월호 참사 희생자/실종자/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