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특별법 해설자료집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목차>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 1p
4.16특별법은 아주 특별해야 한다 – 5p
한국의 재난사례를 통해 본 정부 대응의 기만성 – 8p
세월호 유가족 둘러싼 의혹 3가지, 진실은? – 12p
4.16특별법과 각 정당 특별법안의 차이 – 15p
[세월호 특별법 해설자료집]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우리가 만들려는 세월호 특별법
주제준(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정책기획팀장)
어두운 바다로 세월호와 함께 침몰한 참사의 진상규명.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오늘 7월 19일. 세월호 참사 95일째, 특별법 제정을 위한 국회 농성 8일째, 그리고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단식 6일째이다. 어제는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가 일어난 지 1년째 되는 날이었다. 공주사대 부고 2학년 다섯 명의 학생이 무고한 죽음을 당한지 벌써 한해가 지난 것이다. 해병대 캠프 참사는 세월호 참사의 수많은 전조 중 하나였다. 태안 해병대 캠프 참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있었다면 세월호 참사가 없었을 것이다. 마찬가지로 292명 서해훼리호 침몰사고, 502명이나 되는 사망자를 낸 삼풍백화점 사고, 23명이 희생된 99년 씨랜드 화재 사고 등이 모두 세월호 참사의 예고였다.
사고에 철저한 진상규명이 없고 언제나 책임자에겐 솜방망이 처벌만 내려진 것이 바로 세월호 참사를 불렀던 것이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가족들과 350만 국민들은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통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그리고 안전사회를 건설하는 토대를 구축하려 한다. 이것만이 제 2, 제 3의 세월호 참사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그래서 국민들의 성원과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희생자 가족들의 힘이 합쳐져 드디어 ‘4·16 참사 진실규명 및 안전사회 건설 등을 위한 특별법(안)’ 만들어 졌고 7월 7일 국회에 입법청원되었다.
이 특별법안은 이미 제출되어 있는 여야의 특별법안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특별법안은 다른 법률안보다 훨씬 강력한 조사권한을 부여했다. 특검과 같은 수준의 수사권과 기소권을 부여하는 것이다.
진상규명을 위해선 핵심적으로 성역없는 조사와 자료에 대한 전면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 성역없는 조사를 위해서는 청와대의 조사가 불가피할 것이다.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참사 당일 청와대의 황당한 대처에 대해 감사원이 감사는커녕 대상도 아니라고 주장을 펴는 등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면책하는데 급급했다. 또 청와대는 YTN을 통해 최초로 세월호 참사를 확인했으며 그 시각은 국가안정보장회의 ( NSC )가 청와대 벙커에서 진행중이었는데 세월호 사고를 아무도 알지 못했다. 뿐만 아니라 박 대통령은 대면보고도 받지 못해 7시간여 동안 제도로 된 상황도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김기춘 비서실장은 당시 박대통령의 행방을 알지 못했다고 증언한바 있다. 조사 권한 만으로는 성역없는 수사는 불가능하다. 강제수사권이 없으면 이러한 청와대 부실 무능대응에 대한 의혹의 진실을 밝힐 수 없다. 또한, 청와대는 국정조사 과정에서 국회의원들의 자료제출요구를 무시했다. 청와대는 269건 요청한 자료 중 13건만 제출했다. 강제 수사권이 필요한 또 다른 이유이다.
수사권에 대해 강력히 반발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수사권에 대한 새누리당의 반발이 거세다. 황교안 법무장과도 이에 가세해 “수사기관이 아닌 곳에서 수사권을 가진 적이 없다.”며 결사 반대하고 있다.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민간 기구에 수사권을 주는 것은 전례가 없는 데다 형사사법체계와 배치되고 위헌 소지가 있다는 논리다. 수사·기소권을 독점하고 있는 검찰권에 대한 도전이자 검찰의 영역이 침해된다는 논리인 것이다. 수사권과 기소권 독점이 한번 무너지면 여타의 사건사고에서도 조사위원회가 구성될 때마다 수사권을 부여해 달라고 나설 것이라는 게 검찰과 새누리당의 판단일 것이다.
그러나, 특별위원회 위원 중 1인에게 특별검사 지위를 부여해 수사권과 기소권을 주는 것이 왜 사법체계를 흔든다는 말인가? 지금까지 10여 차례 이상 진행된 모든 특검은 위헌이었단 말인가? 특별위원회 위원 중 1인에게 특별검사 지위를 주어 직무를 수행하는 것이 더 효과적이고 효율적이다. 수사 및 기소절차도 형사소송법을 따르니 사법체계를 흔드는 것은 전혀 없다.
전례가 없는 일이지만 그것이 이유가 될 수는 없다. 세월호 참사가 전례가 없었던 일 아닌가! 또한 세월호 참사 이전처럼은 더 이상 살 수 없다는 엄청난 국민적 공감대 역시 전례가 없다. 특히 지난 5월 19일 [악어의 눈물] 대통령 담화에서도 “ 진상규명을 위해 특별법과 특별검사 수사를 제안”한다고 언급한바 있고, 위헌 소지 논란과 관련해 국회 법제 사법위원회도 “조사위원회에 수사권을 주는 문제는 입법정책으로 결정할 수 있는 사안” 이라는 검토 의견을 낸바 있다.
조사권에 중요한 것 중 하나가 바로 청문회 개최 건이다. 그러나 새누리당은 청문회 개최를 반대하고 있다. 대형재난의 대비와 사후 대응과정을 진상규명했던 미국의 ‘9.11 국가위원회’나 ‘허리케인 카트리나 하원위원회’, 호주의 ‘빅토리아 산불위원회’도 각각 12차례, 9차례, 7차례의 청문회를 열었다. 진상규명과정에서 공개적으로 청문회를 여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한 것이다.
특별위원회 인적 구성 중요하고, 안전사회를 건설하기 위해 토대도 마련해야 한다.
특별법에 의해 구성될 특별위원회의 인적 구성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새누리당은 국회와 대법원, 대통령이 추천하는 사람들로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것이다. 가족과 야당 추천 몫은 당연히 소수가 될 것이고 진상규명과는 거리가 먼 [면죄부 특별위원회], [무늬만 특별위원회] 가 될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우리 특별법은 여야가 각각 4명씩 8명의 특위위원을 추천하고 세월호 참사 가족 추천이 8명으로 특위 위원을 구성한다. 특히 위원장은 가족들이 추천하는 인물중 한사람이 맡는 것으로 했다.
특별위원회의 활동 기간에서도 각 당별로 많은 차이를 보인다. 우리의 특별법은 다른 법안보다 훨씬 긴 3년 동안 활동할 수 있도록 보장하고 있다. 충분한 활동 기간이 보장되어야 충분한 조사를 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 특별법안은 세월호 참사와 상관없는 우리 사회의 불안요소. 즉 철도 지하철 화물 등 다중이용시설의 안전문제, 핵발전소, 화학물질에 대한 안전과 관련된 법령과 규제의 문제점 등까지도 점검하고 대안을 마련할 안전사회 소위원회를 두도록 하고 있다. 이 특별법안이 안전한 사회를 위한 것이라는 점을 분명하게 보여주는 지점이다. 또 이 특별법안은 참사재발방지대책에 대한 이행을 강제할 수 있는 수단(징계권한)을 갖추고 있어 참사재발방지대책의 지속적 시행을 보장하고 있다.
진상규명을 외면하는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의 태도를 일관적으로 진상규명을 회피하려 했다. 세월호 참사와 관련한 국정조사가 시작될 무렵 기관보고 대상 기관을 선정함에 있어 새누리당은 청와대 비서실을 제외하려고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이를 지켜본 국민들은 새누리당이 국민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청와대 김기춘 비서실장만을 보호한다고 비판했다.
또, 국정조사 첫날부터 조는 모습을 보이거나 저희 가족들에게 막말을 하였고 방청을 원하는 가족들의 참여를 막는가 하면, 7월 2일 해양경찰에 대한 기관보고 시에는 정회 중에 피조사기관인 해양경찰청장을 따로 만나 밀담을 나누기도 하였다. 심지어 희생자 실종자에게 세월호 참사를 조류독감에 비유하는 듯한 발언을 하기도 했다.
나아가 특별법 제정 논의가 시작되고 세월호 가족들은 여·야·가족이 참여하는 3자 논의 기구를 구성해서 특별법 논의를 진행하자고 요청했지만 새누리당만 이를 반대했고 심지어 참관조차도 안 된다고 못을 박았다. 새누리당은 또한 특별법 논의가 본격화되자 앞서 언급한 바 있듯 수사권과 기소권에 대해 ‘형사사법체계가 흔들린다’며 반대의 입장을 명확히 했다.
심지어 대통령과 여·야가 만나 세월호 참사 가족과 국민들께 약속했던 세월호 특별법 제정이 약속했던 7월 16일을 넘어 6월 국회가 폐회되었는데도, 새누리당은 사과 한 마디 없다. 이 와중에 새누리당 핵심 당직자는 어제 7.30 재보선 선거 운동에 돌입하면서 미키마우스 복장으로 퍼포먼스를 하며 희희낙락 했다. 유족들은 땅을 치며 분노하고 있다.
특별법안을 만들 수 있는 힘은 오직 희생자 실종자 가족과 국민으로부터,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을 놓쳐서는 안돼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부는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진상규명과 안전사회를 위한 특별법 제정을 회피하려 할 것이다. 국민과 유가족들의 힘으로 특별법을 제정해야 한다.
70일만에 350만명의 국민서명을 받고 그 서명을 평일 날 2000여명이 모여 국회 본청 까지 행진해 국회의장을 직접 만나 접수했다. 끊임없이 밀려들어온 국민의 물결. 세월호 유족들은 그 모습을 보며 특별법 제정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얘기 한다.
살아오면서 데모 한번 구호 한번 외치지 않았다던 가족들이 국회 본청앞에서 8일째 농성을 진행하고 있고 벌써 6일째 단식을 진행 중이다. 단식은 체력 저하와 오랜 스트레스로 극도의 심리 불안 상태에서 자칫 위험 할 수 있다는 의사의 만류도 가족들의 의지를 꺽지 못했다. 그리고 가족 스스로 자신의 아이들의 마지막 장면을, 동영상을 국민들께 공개할 것을 결정했다. 너무 아픈 결정이었다. 그 결정까지 너무나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가족분들의 이러한 결정은 특별법 제정의 [골든 타임] 을 더 이상 놓쳐서는 안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제부터 서울 전역을 돌며 동영상을 틀고, 국민께 호소한다. 특별법을 위해 7월 19일 서울광장을 모여달라고.
왜 우리의 아이들이, 가족들이 스러져 갔는지 그리고 왜 단 한명도 구하지 못했는지 그 진실을 밝혀야 한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지 못한다면 누구든 2014년 4월 15일 인천항을 떠나는 또 다른 세월호를 타게 될 수 도 있다. 그래서 세월호 참사 전과 후는 달라야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