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참사 가족(유가족, 생존자, 실종자)들의 요청사항 중에는 철저한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기구 구성을 포함한 특별법 제정이 있습니다. 이미 박근혜 대통령은 원인과 해결책까지 모두 결론을 내고 국회와 사회가 그 결론대로 따르라는 식의 태도를 보였습니다.
국정조사를 앞두고 있지만, 단기간의 국정조사로는 미흡한 부분이 많고 경험적으로 한계가 예상되고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따라서 정부로부터 독립적이면서 전문성을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실효적인 조사의 권한을 갖춘 특별기구를 통해 진상을 규명하고 대책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국민참여형 특별기구를 목표로 한 특별법의 제정방향에 대해 지혜를 모아야 할 때입니다.
[토론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
일시 2014년 5월 28일(수) 오전 10시30분
장소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
사회 김진욱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인사말 안병욱 (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민참여위원회 공동위원장, 전 진실과화해위원회 위원장)
토론
이태호(세월호참사진상규명국민참여위원회 상임위원, 참여연대 사무처장)
안경호(전 의문사진상규명위 민간조사관)
김택수(변호사, 법무법인 정세)
국회의원 김재윤(새정치민주연합)
국회의원 정진후(정의당)
주최 국회의원 김재윤 / 국회의원 정진후 /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주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 소속 위원회입니다.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의 진상규명국민참여위원회는 오늘(5/28, 수) 오전에 국회의원회관 제2세미나실에서, 김재윤 국회의원(새정치민주연합), 정진후 국회의원(정의당)과 공동으로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특별법, 어떻게 만들어야 하나”를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습니다. 토론회 참석자들은 세월호 참사의 진상과 원인규명 및 재발방지 대책 마련 등을 위해 필요한 특별법을 어떻게 만드는 것이 바람직한지를 주제로, 법안을 소개하거나 주요 내용을 제안하는 등 열띤 토론을 벌였습니다.
먼저, 이태호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 상임위원은 진상규명과 대책 마련의 3대 요소로, ①법률위반과 관련한 진상규명과 그에 따른 사법처리, ②사법처리 여부에 국한되지 않는 근본원인 및 직간접적 원인규명과 행정적/도의적 책임의 추궁, 그리고 재발방지 대책의 마련, ③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지원(보상) 및 치유와 이 참사를 교훈으로 삼기 위한 추념(기억) 사업 등이라며, 이를 위해 특별검사의 수사와 정부와 국회로부터 독립적인 ‘진상규명국가위원회’가 피해자 가족과 국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병행해서 활동할 것을 제안하였습니다. 방법은 특검과 진상규명국가위원회 설치를 각각 별개의 특별법으로 정하거나, 또는 진상규명국가위원회 특별법에 특검에 관한 사항을 두는 안입니다. 특히 이태호 상임위원은 진상규명, 책임추궁, 대책마련의 전 과정에 피해자 가족은 물론 국민도 참여할 수 있도록 보장되어야 하며, 투명성이 보장되어야 한다고 강조하였습니다.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마련을 위한 국가위원회> 설립을 위한 특별법안의 개요도 소개했는데, 정부와 국회로부터 독립적인 국가기구로서의 위상을 가지며, 조사 범위도 성역 없이 전·현직 대통령과 공직자, 민간인, 군인 모두를 포함하고 활동기간은 2년으로 하되, 필요시 추가 1년을 횟수 제한없이 연장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위원들은 피해자 단체에서 5명, 국회에서 10명을 추천하여 총 15명의 위원들로 구성토록 하였는데,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사고 발생 후 구성된 특별조사기구에 위원 중 1인을 피해자 가족으로 위촉한 사례를 우리도 참고할 수 있다고 설명하였습니다. 이외에도 위원회는 동행명령권 거부시 과태료 부과, 위원회가 고발, 수사의뢰한 사건에 대해 검사가 기소하지 않은 경우, 재정신청할 수 있게 하며, 참고인, 증인, 감정인 또는 이해관계인에게 출석을 요구하여 진술 들을 수 있도록 하되, 미국 카트리나 조사위원회의 예처럼, 청문회를 한번이 아니라 여러 차례 계속해서 열 수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정진후 의원(정의당 세월호침몰사고대책위원장)도 한 축으로는 국정조사를 실시하고, 또 한 축으로는 특검수사, 그리고 다른 축으로 진상규명을 위한 국가차원의 위원회가 만들어져야 한다며, 정의당에서 마련한 <세월호참사 진상규명과 재발방지대책 및 안전사회 전환을 위한 특별법안>을 소개하였습니다.
위원회는 상임위원 2명을 포함하여 총 13명의 위원으로 구성하되, 대통령이 소속되거나 소속되었던 정당의 교섭단체가 5명, 그 외 교섭단체와 비교섭단체가 5명, 피해자 단체가 3명을 추천토록 하였습니다. 위원회 활동 기한은 2년으로 하되, 필요한 경우 횟수 제한 없이 1년씩 연장토록 하여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철저히 조사할 수 있도록 하였습니다. 또 위원회는 활동조사보고서를 작성하여 매년 2회 대통령과 국회에 보고하고 활동이 종료될 경우 6월 이내에 종합보고서를 작성, 국회와 정부가 해야 할 조치에 대해서도 권고하는데, 이때 해당되는 국회, 정부, 민간기관 등은 위원회가 보고서를 공표한 날로부터 6월 이내에 권고사항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를 취하고 보고하도록 하였습니다.
그리고 특별법에 특검 임명에 대한 내용도 포함하여 특검과 위원회가 상호 유기적으로 결합할 수 있도록 하고, 피해자단체도 구성할 수 있도록 하여, 국가가 자유로운 활동을 보장하고 이에 필요한 차별 없는 지원을 하도록 하였다고 설명했습니다.
민변과 대한변협에서도 활동하는 김택수 변호사는 오늘 발표하는 내용은 개인자격으로 하는 것임을 전제로 하고, 특별법안의 필요성과 주요 내용에 대해 의견을 발표했습니다. 진상규명의 대원칙으로 ①독립적인 국가위원회에 의한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정치적 고려를 배제한 성역없는 진상조사, ②해경, 해수부, 국정원, 대통령비서실 등이 생산, 관리하고 있는 모던 문서에 대한 접근권 및 조사권 보장 등 진상조사의 실효성 확보, ③가장 철저하고 적극적일 수 밖에 없는 피해자들을 진상규명 전 과정에 참여토록 하고 피해자단체에 법적 지위를 부여하여 위원회 구성 과정은 물론이고 사고 원인규명, 피해자지원 및 기념사업, 법제개선 등 위원회의 의결에 앞서 반드시 피해자단체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하고, 검찰 또는 특검이 불기소결정하는 경우 피해자단체의 의견을 청취토록 하는 등 피해자의, 피해자를 위한 진상조사 원칙을 제시했습니다.
또한, 현재 국회에 진상규명과 피해자 지원을 위한 법이 양립되어 있는데, 각각 장단점이 있겠지만, 하나의 사건에서 비롯된 두 개의 과제를 분리해서 입법하는 경우, 피해자를 진상규명의 주체라기보다 피해지원의 객체로 취급할 우려가 있어 ‘원샷특별법(포괄적인 단일입법)’이 더 바람직하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피해자들의 희생으로 대한민국의 재단, 재해 예방 문화 창달에 기여한 공로를 기억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관련 법 개정으로 의사상자, 훈포장 등 피해자들에 대한 명예회복을 위한 조치를 대통령과 국회에 권고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덧붙였습니다.
4.9통일평화재단 안경호 사무국장은 세월호 참사 사건은 동일범에 의한 동일한 장소와 시간에 발생한 300건의 강력 살인사건이라고 규정하고, 거기에 맞게 특별법상 국가기구는 범죄수사가 가능한 강제 수사, 인신 구속 수사가 가능하도록 사법부의 권한 일부 또는 전부를 한시적으로 부여받는 초법적 한시 국가기구로서 위상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과거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와 진실화해위원회에서 활동한 경험을 사례로 들며, 특별법을 통해 만들고자 하는 국가기구가 해경, 검찰, 국정원, 청와대인데, 이들 기관들의 협조를 낙관할 수 없기에 조사를 거부하거나 자료제출 거부할 경우 이를 강제할 수단과 방법이 있는지, 핵심적인 자료를 은폐한 채 자료 일부만을 제출할 때 이를 강제할 수 있는 대책이 없다면 실효성은 없어지고 형실적 절차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며 강력한 수사권 확보를 강조했습니다.
김재윤 새정치민주연합 세월호특별준비위 법안소위원장은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에서 준비중인 법안을 간략히 소개하였습니다. 활동 기간을 최대 2년으로 하고, 기본 1년에 2회 연장할 수 있도록 하며, 소위원회와 자문기구를 설치하여 유가족들이 참여토록 장치를 마련했습니다. 그리고 성역없는 조사를 위해 문서자료 제출, 동행명령 등 조사권을 강화하고, 조사를 방해할 경우 고발, 수사의뢰토록 하였으며, 피해자 지원을 위한 여러 방안을 마련하고, 추모기념관, 추모비 설립 등을 위한 법률적 근거 마련을 위해 재단 설립, 기금 설치를 추진키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발표가 끝난 후 종합토론의 쟁점은 크게 두 가지였습니다.
우선, 진상조사위원회의 조사의 실효성, 조사권 강화 문제입니다. 오늘 소개된 법안들에는 권력기관들의 조사 방해와 거부에 대해 과태료를 부과하겠다는 내용이 있었는데, 그 정도가 아니라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토론회를 지켜본 청중들은 입을 모았습니다. 정진후 의원은 국회 입법조사처에 문의했지만,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답변해서 실질적으로 조사권을 강화할 방법이 없었다며, 그래서 위원회와 결합될 특검 체계를 통해서 수사권, 조사권 연계시켜 갈 수 밖에 없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고민을 토로했습니다. 하지만, 2000년대 초 국가인권위 만들 때 시민사회에서 법안 초안 작성에 참여했던 박석운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 공동위원장은 당시 법안 초안에 동행명령 등 조사에 거부, 방해할 경우 5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 3년 이하의 징역이나 3천만원 이하의 벌금 등 처벌규정을 뒀다며, 세월호 특별법에도 형사처벌 규정을 둬야 한다고 강조했습니다. 덧붙여 특검에 대해서도, 특검 수사 결과가 위원회에 다 제공되어야 하고, 위원회의 활동 결과로 도출된 잔여적, 추가적 수사를 의뢰할 경우 특검이 후속적으로 수사할 수 있도록 미리 특검법 만들 때 또는 국가진상위 특별법 만들 때 포함시켜야 한다고 말했습니다. 이 경우 특검 활동 기간을 기존처럼 30일, 90일로 한정하지 말고 위원회의 활동기간과 같이 1, 2년 충분한 기간을 둬야 합니다.
그리고 가족들의 위원회 참여 부분에 대해, 안경호 사무국장은 유족이 위원을 추천하는 것은 보장해야 하지만, 위원으로 직접 참여하는 것에 반대했습니다. 사건 내용을 가장 잘 알기 때문에 피해자 가족의 목소리를 먼저 많이 들어야 하지만, 위원회 활동의 독립성을 보장하려면, 위원회의 역할 중 사법적 절차 과정에 가족들의 참여를 제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이에 대해 김택수 변호사는 진상규명의 가장 주된 목적이 피해자가 왜 제때 제대로 된 국가권력의 구조를 못받았는지, 이후 국가권력이 어떻게 행동했는지, 그 원인을 밝히는 것이므로 대립되는 이해당사자라고 참여하면 안된다고 하는 건 안된다며, 수사 결과에 대해서까지도 피해자가 피해자이지만, 전체 국민을 대표하는 것이므로 전 과정에 개입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정진후 의원은 가족들의 의견이 조사위 활동 전반에 걸쳐 늘 참여가 보장되는 통로가 있어야 하므로, 정의당이 마련한 법안에 자문기구 설치를 명시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날 토론회에는 새누리당의 참여도 요청하였지만 일정상 맞지 않아 아쉬움으로 남았습니다. 또한 세월호 유가족도 참여하여, 단원고 학생, 교사뿐 아니라 일반인 피해자에 대해서도 소외되지 않도록 해달라는 당부가 있었습니다. 앞으로도 국민참여형 특별기구 구성을 위한 특별법 제정과 관련한 토론회를 계속 마련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과 참여 부탁드립니다.
각 토론자들의 자세한 발표내용은 첨부한 토론회 자료집을 참고하세요.
세월호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국민참여위원회>는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가 △정부와 국회 등 국가기구의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 책임추궁, 대안마련 활동을 피해자와 국민의 입장에서 감시하고, △시민사회 차원의 진상규명과 대책마련 활동을 촉진하며, △나아가 특별법 제정 등을 통해 독립적인 국가위원회를 설치하고, 이와 병행하여 특별검사를 임명하는 등의 방법으로 피해자와 국민이 참여하는 투명하고 성역없는 범국가적 진상규명, 책임추궁, 대안마련 작업이 이루어지도록 협력하기 위해 만든 위원회입니다. 위원회 구성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동위원장: 안병욱 전 진실과화해를위한과거사정리위원회 위원장, 이석태 참여연대 공동대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공동대표 등 3인
부위원장: 양성윤 민주노총 수석부위원장
위원: 김진욱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박재철 안산시민사회단체연대 집행위원장, 안경호 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관, 안병순 민주노총 정책연구위원, 차승현 변호사,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상임위원), 박근용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간사위원), 주제준 한국진보연대 정책위원장(간사위원)등 현재 총 8인
정책자문위원: 김익한 한국국가기록연구원 원장, 김철 사회공공연구원 연구실장, 김형완 인권정책연구소장, 김남근 변호사(참여연대 집행위원장),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 이상희 변호사(참여연대 공익제보지원센터 부소장), 이재은 충북대 행정학과 교수, 이지문 한국공익신고지원센터 소장, 장유식 변호사(참여연대 행정감시센터 소장), 전진한 투명사회를위한정보공개센터 소장, 정창수 나라살림연구소 소장, 홍성태 상지대 교수, 홍헌호 시민경제사회연구소장 등 현재까지 13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