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민경욱 대변인 즉각 경질하라
애도할 마음이 없으면 차라리 그 입을 다물라
지난 5월 24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이 “민간 잠수사들이 일당 100만 원, 시신 1구를 수습하면 500만 원을 받는 조건으로 일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이 알려져 논란을 일으켰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 같은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아직 16명의 실종자가 남아 있고, 잠수사들은 41일째 차가운 바다 속에서 사투를 벌이고 있다. 수색 작업이 끝나지도 않은 상황에서 일당 운운하는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은 잠수사들을 모욕하는 망언이다. 아직도 실낱같은 희망으로 가족을 기다리는 이들에게 비수를 꽂은 것이다. 청와대는 민경욱 대변인을 즉각 경질해야 한다.
민경욱 대변인의 발언에 대해 언딘의 관계자는 “절대 그런 형태로 계약을 하지 않았고, 실제 그만큼 받지도 않는다”고 말했다. 목숨을 건 수색 작업을 마치 시신 수습을 가지고 거래를 하는 것처럼 비하한 것에 대해 현장의 잠수사들은 “모욕적이다”라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뒤늦게 “잠수사들의 마음을 상하게 한 것이 아닌지 깊이 우려된다”고 말은 하면서도, 공식 석상의 발언이 아니었음을 강조하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 대변인은 공식 석상의 발언이 아니었다는 핑계로 책임을 회피할 수는 없다.
청와대 대변인의 잇따른 망언은 이번 참사를 바라보는 박근혜 정부의 근본적인 인식이 어떠한지 단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민경욱 대변인은 서남수 장관을 옹호하며 ‘계란도 넣지 않은 라면’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고, 유가족들이 대통령 면담을 요구하며 청와대를 찾아갔을 때도 ‘순수 유가족’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박근혜 대통령은 19일 발표한 담화에서 실종자 수색을 언급하지 않아 실종자 가족들을 분노케 한 바 있다. 게다가 청와대 대변인이 정부가 맡아야 할 구조업무가 민간에 떠넘겨진 것에 대해 반성은커녕 민간에 일당을 주어 처리하는 것으로 발언한 것은 대통령과 청와대가 실종자의 수색과 구조에 관심이 없음을 드러낸 것은 아닌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마지막 한 명을 찾을 때까지 정부가 실종자 신속 구조에 전력을 다해도 모자란 때이다. 청와대 대변인의 망언은 잠수사들에게 가족의 수색을 맡기고 있는 실종자 가족들을 더욱 절망하게 하는 2차 가해가 아닐 수 없다. 민경욱 씨는 청와대 대변인으로 더 이상 자격이 없다. 청와대가 실종자 수색에 의지가 있다면 대변인을 당장 교체하라.
민경욱 씨와 일부 고위 공직자들, 일부 교수와 일부 목사 등 세월호 유족들을 모욕하는 망언을 일삼는 사람들에게 권한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발언하기 전에 유가족과 실종자 가족의 마음들을 헤아려 주기 바란다. 애도하는 시민들을 모욕하는 발언과 행위도 중단하라. 누구라도 참사에 대해 애도할 마음이 없으면 차라리 그 입을 다무는 것이 인간에 대한 예의가 아니겠는가.
2014년 5월 26일
세월호 참사 국민대책회의